AMD Athlon64 X2 4800+의 제품 테스트에 앞서 프로세서 자체의 구성과 개념에 대해 간략히나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겠다. 앞서 옵테론 프로세서의 리뷰와 크게 다른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옵테론과의 유사성을 확인해보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앞서 4월 21일 공개된 리뷰를 보았다면 익히 알 수 있듯 AMD는 '듀얼코어'라는 형태의 프로세서가 향후 중요한 기술적인 요소로 부각될 것을 예견하고 자사의 프로세서를 설계할 당시부터 또다른 코어를 집적할 물리적인 여건을 미리 마련하였다. 이는 'System Request Queue'라는 인터페이스와 'Crossbar'라는 스위치의 존재를 통해 프로세서 내부에서 코어간의 조율이 이루어져 외부로의 불필요한 대역폭 낭비를 배제하는 형태로서, 내부적으로 보다 효율적인 구동등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모토가 된다.

또한 내부적으로 두 개의 코어가 안정된 상태에서 하이퍼트랜스포트를 통해 고속의 대역폭을 확대하여 메인보드 칩셋에 부담을 주지 않고 프로세서의 성능을 극대화시켰다. 코어 내부적으로 구축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어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는 구조적인 이점을 바탕으로 외부와 이전 싱글코어 프로세서와 동일한 단일화된 통로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은 플랫폼을 계승한다는 장점외에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효율적인 간결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테크노아에서 지난 21일 공개하였던 AMD Opteron 875 프로세서의 리뷰(링크클릭!)를 보았다면 눈에 익을 이미지 파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옵테론 프로세서의 디자인 개요로 싱글코어와 듀어코어 프로세서의 물리적인 구성이 간단한 구성도로 표현되어 있는 그림이다.

싱글코어와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형식적으로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하이퍼트랜스포트가 복수의 링크를 통해 이루어졌는가와 통일된 형태의 단일 통로로 이루어졌는가의 차이다. 싱글코어에서 사용된 것이나 듀얼코어에서 사용된 것이나 모두 합친 대역폭이 '24GB/s'라는 최대치는 같지만 보다 효율적인 설계로 가다듬어져 일괄적인 형태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듀얼코어에 적용된 기술이 보다 진보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AMD에서 공개한 프리젠테이션을 보면 X2의 디자인이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의 디자인과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 72bit로 DIMM과 연결된 듀얼채널 메모리 컨트롤러와 일원화된 버스를 사용하는 하이퍼트랜스포트에서 볼 수 있듯 외부 인터페이스는 구조상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SRI(System Request Queue)와 크로스바 스위치로 독립된 코어를 제어하는 것 역시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와 같은 부분이다.

이와 같은 동일한 공정은 서버/워크스테이션용으로 공급되는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와 유사한 형태의 생산환경에서 제조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여러개의 프로세서를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러와 패러티가 내장된 메모리에 대응되는 메모리컨트롤러등의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세서의 구조적인 유사성은 적어도 생산시설을 전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AMD에 제공한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AMD Athlon64 X2 프로세서는 지금까지 'Toledo'라는 코드네임으로 알려져왔던 90nm SOI 공정으로 생산된 제품이다. 공정상의 발달외에 SSE3 의 추가와 메모리컨트롤러의 수정등 그동안 필요하다고 지목되어 온 여러 기능들을 추가로 탑재하여 소켓939 체계에서는 가장 진화된 형태의 프로세서로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AMD의 Athlon64 X2 프로세서가 현재의 소켓939에서 구현 가능한 유일한 듀얼코어 프로세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위 도표에는 안 나왔지만, 코드네임 윈저(Winsor)로 알려진 듀얼코어 Athlon64 X2 프로세서의 경우 M2로 발매되는 것이 확정된 상황(관련기사 : 소켓 M2에서 불어노는 AMD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폭풍)으로 알려져 현재의 소켓 939의 생명이 2008년정도까지로 전망되는 형편이다.

1207핀(소켓 F)에서 소켓 M2라 정식으로 명명된 940핀으로 소켓의 규격 자체는 약간 변화하기는 했지만, DDR2와 신개념의 보안기술 및 가상화기술이 집적될 예정일 차세대 프로세서의 규격전환은 현재의 소켓 939 기반인 국내 AMD 메인보드 환경의 연속성을 최소 2~3년 정도로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소켓939 기반 Athlon64 X2 프로세서의 의의는 아무래도 현재의 소켓939 환경에서 듀얼코어의 퍼포먼스를 구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물론 차후에는 현재보다 고클럭 프로세서의 개발 여지가 충분하므로 5500+ 이상의 PR 레이팅을 가진 제품을 투입하여 소켓939의 생명력을 어느정도 연장하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롱혼이 출시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AMD의 정책도 변화가능성이 일정 수준 이상 도사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일 드라스덴에 위치한 Fab36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AMD의 생산라인은 현재 2006년중 65nm공정의 완성을 목표로 기존시설의 전환(관련기사 : AMD 300mm 웨이퍼기반 65nm 공정으로 승부수를 건다!)이 이루어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전 라인업에 확대하기에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기존 90nm SOI 공정으로 가동되는 라인의 경우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에 납품될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의 생산에 우선적으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데스크탑용으로 3000+부터 4800+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투입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혹자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값비싼 X2 프로세서를 투입하였다고 하지만, 본질을 탐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X2보다 훨씬 더 비싼 서버/워크스테이션용 프로세서를 시장의 요구만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조정하여 X2 프로세서 라인업을 인텔의 프레스캇기반 듀얼코어 프로세서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는 제품군만 선별해 구성하였다고 하는 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할 수있다.

이미 샘프론과 같은 저가의 보급형 프로세서가 중국 쑤저우와 싱가폴공장 등지에서 생산되는 여건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력이 집약된 생산시설이 산출하는 제품은 보다 고부가가치의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기 때문에 한정된 생산시설을 최대한 가동하여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라면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에 무게를 두는 것이 타당한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