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18, 또다른 오버 아이템?

지난 5일, 대만의 Digitimes는 인텔이 차기 캔터우드(Canterwood)와 스프링데일(Springdale) 기반의 메인보드에 제한적인 오버클러킹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그동안 자사 프로세서 플랫폼을 위한 메인보드를 제작해 왔던 인텔이 그간의 안정성 위주의 시스템 구성에 초점을 맞추었던 틀을 깨고, 오버클러킹에 매료된 파워 유저들에게 자사의 메인보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인텔이 오버클럭을 지원한다?

이처럼, 오버클럭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프로세서 제조사조차 오버클럭을 지원하게된 이 마당에 오버클럭이 주는 매력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혹자는 오버클럭에 대해 '일시적인 자기만족'이나 '이득없이 소비자나 제조사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일'정도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자기 만족을 위해 사는 인생,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면 묘한 스릴과 성능의 향상을 던져주는 오버클럭이 필자로선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버클럭. 클럭을 임의로 상승시켜 비용부담 없이 성능의 향상을 이루려는 이 오래된 시도는 이미 고급 사용자들과 PC 디바이스 시장에서 또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특히, 성능 향상의 주된 요인이 되는 클럭이란 개념이 부여되는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는, 제조사와 사용자들에게 '오버 클럭' 유용성이나 지원등의 문제가 제품의 선택과 마케팅에 주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필자가 처음 오버클럭을 접했던 것은, 486SX 시절 해외 사이트를 통해 메인보드에 부착된 크리스탈(클럭 제네레이터)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시스템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이었다. 당시 25MHz의 프로세서를 33MHz까지 올렸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8MHz라는 수치는 2GHz대의 프로세서가 출시되는 지금 너무나 미미한 수치이지만, 당시의 체감 향상은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후 필자에게 오버클럭은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행해지는 일종의 의식이었고, 펜티엄, 그리고 전설의 오버클럭 아이템으로 일컬어지는 펜티엄 II 300MHz(데슈츠 코어로 멘도시노 300A와 같은 1.5배의 오버클럭이 가능했다)를 거쳐 현재 사용하는 AMD 시스템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버클럭을 두고 장황한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는, 지난번 ELSA Gladiac 518의 리뷰를 통해 엿볼 수 있었던 NV18의 또다른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함이다.

현재 DirectX 8의 쉐이더 지원 여부를 두고, GeForce4 계열의 카드들은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철저히 분리되고 있다. 이중 보급형이자 메인스트림 시장의 한축을 담당하는 GeForce4 MX 440은, 얼마전 AGP 8X 추가와 자잘한 아키텍쳐의 수정을 통해 NV18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새로이 하고 있는데, 출시된지 두어달이 되어가도록 그다지 매력을 발산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nVIDIA와 ATI가 각각의 최신 제품에서 보여준 '영화같은 품질'의 이미지 프로세싱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쉐이더 알고리즘의 미흡한 지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3D 속도와 더불어 발전되어 온 실시간 3D 이미지 퀄러티의 문제에 있어 ATI가 비슷한 가격대의 Radeon 9000(RV250)을 통해 쉐이더 엔진을 대중화 시키려하고 있는 것에 비해, nVIDIA는 과거 GeForce4 MX에 이어 NV18에도 쉐이더 엔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현재 그래픽 시장의 거두로 경쟁하는 두 회사가 날이 다르게 새로이 하고 있는 쉐이더 데모를 통해 소비자들은 해당 기능의 유무에 따라 표현되는 3D 이미지의 차이를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로서 NV18은 비슷한 가격대의 Radeon 9000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입의 메리트는 반감되고 만 것이다.

아울러, nVIDIA가 NV18과 NV28 GPU의 변화 제 1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AGP 8X조차, 스펙 자체로는 현재 가장 완벽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러번의 테스트를 통해 아직까지 이 새로운 규격이 실질적인 성능 향상을 보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지 표현을 위한 쉐이더 엔진이 다수 보강된 GeForceFX에서나 진정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보이는 AGP 8X는 현재로선 과도기적 기술일 수밖에 없으며, 이로서 NV18은 문제없이 이를 수용한 첫 번째 GPU라는 상징적인 의미 이상은 부여할 수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현재 NV18을 구입할 가치는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TMDS 회로가 수정되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기존 MX440 대비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성능의 향상을 가져올 만한 부분이 몇가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NV18은 기존 GF4 MX 라인을 통합할 목적으로, 나름대로 제품의 스펙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일단, 기존 MX460과 쉽게 구분되지 않는 PCB 레이아웃과 컴퍼넌트로 구성되었으며, 출력단이나 외부 출력 옵션등에도 풀 스펙을 갖추고 있다. 보다 빠르며 발열 특성이 우수한 3.6 ns의 mBGA 메모리를 사용하고는, MX440의 270/400MHz 클럭을 크게 압도하는 275/500MHz의 동작 속도를 갖는다. 또, 대부분의 벤더들이 신제품 갱신 주기를 넘기고 있는 GeForce 시장에서, 보다 빠른 3.X ns대의 메모리를 장착하여 '메모리 오버클럭'의 길을 열어놓고 있으며, 새로운 설계의 NV18 GPU 자체로서도 지난번 리뷰를 통해 규정클럭(270MHz)을 훨씬 넘어서는 클럭 자체만으로는 GPU 최고라 말할 만한 상당한 오버클럭(그때 410MHz까지 가능했었다)의 폭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벤치마크의 시발은 지난 번 ELSA 제품의 리뷰때 보았던, NV18 코어(그래픽 카드)의 황당한 오버클럭 가능성을 검증해보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현재 국내 출시된 5종의 NV18 제품을 선정, 테스트한 결과를 소개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