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acuda ATA IV, DeskStar 120GXP

각 제품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Barracuda ATA IV

 
Barracuda ATA IV

바라쿠다 ATA IV는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들 중에서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가장 세련된 외형을 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의아해지는 것은 현재 바라쿠다 ATA의 데이터시트를 보면 로고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경되었는데, 아직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상의 로고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바라쿠다 구(舊) 로고

바라쿠다 ATA 신(新) 로고

신형 로고가 확실히 세련되어 보이기는 하는데, 텍스트 위의 생선(-_-)이 어딘가 좀 어벙(-_-)해 보인다. 예전 로고는 상당히 공격적인 외양을 가진 것이었는데, 신형 로고는 좀 더 친숙한 이미지를 주기 위함일까? 여하튼, 데이터시트 상에서 신형 로고가 나오고 있는만큼, 얼마 안가서 제품들에도 신형 로고가 프린팅 될 것으로 보인다.(어쩌면 바라쿠다 ATA V가 나올때일지도.)

윗면에는 별다른 특기사항이 없지만, 아랫면은 상당히 독특하다. 시게이트만의 시쉴드(SeaShield)는  물리적으로는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단지 금속한 하나를 얹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회로기판을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긁힘 또는 단선 등의 사유가 될 만한 여러가지 요소들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아랫면 전체를 사용자를 위한 간단한 주의사항 및 세팅법 등을 설명하는데 사용하게 만듦으로써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이래서는 기판에 뭐가붙었는지 알 수가 없으므로 기판을 분리해보았다.

SeaShield를 분리하였다.

주 컨트롤러 칩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컨트롤러 칩이다. 데이터의 입출력과 버퍼링을 담당하는 이 칩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성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저 로고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바로 Kyro 그래픽 칩을 제조했던 STMicro 사의 로고이다. STMicro 사는 본래 그래픽 칩 제조사가 아니라 ASIC을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제조사이다. 그래서 STMicro의 칩을 의외의 부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 제품의 주 컨트롤러로 사용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시게이트에서 주문이 들어간 ASIC으로써, 동급 제품들 중에서 유일하게 BGA 패키지를 택하고 있다. BGA 패키지는 제조단가의 상승이라는 단점을 가지지만, 회로설계가 용이해지며 신호전달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신호전달시간의 단축은 칩의 오버헤드(overhead)에 미약하지만 영향을 주게 된다.

바이오스에는 ATMEL의 플래시롬이 사용되었다.

펌웨어용 칩에는 플래시롬 제조사로 유명한 ATMEL의 플래시롬이 사용되어서 사용자가 직접 펌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버퍼메모리로 사용된 하이닉스의 SDRAM

버퍼메모리에는 하이닉스사의 SDRAM이 사용되었다. 의외로 7ns(143MHz)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어차피 그 속도를 내자는 것이 아니라 가격차이가 없고 구하기가 쉬워서 고속의 칩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용량은 16Mbit, 즉, 2MB이다.

커넥터부위의 납땜상태

커넥터부위의 납땜상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해당 제조사의 기술력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상태는 상당히 깔끔하다.

모렉스 커넥터가 사용되었다.

바라쿠다에서 살펴볼 수 있는 또한가지 특징은 모렉스 커넥터였다. 다른 제품들은 커넥터의 제조사가 드러나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바라쿠다 ATA IV만은 모렉스의 로고가 선명히 찍혀있다. 모렉스 커넥터는 여러 제조사의 제품들 중 가장 고급에 속한다.

윗면의 레이블

제품 윗면의 넓다란 레이블에는 다종다양한 정보가 적혀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新加坡産品(싱가폴 생산)이라는 문구다. '신가파(新加坡)'를 중국어로 싱가폴로 읽는건가보다. 각종 설정에 대한 정보는 아랫면의 시쉴드에 커다란 스티커로 붙어 있으므로 생략되었다. 그리고, 특징적인 부분은 MIC로고가 아예 레이블에 인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로고는 전자파장해검정(EMI 시험)을 통과한 제품에만 부여되는 로고로써,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에는 반드시 이 로고가 부착되어 있어야 한다.(만약 이 로고가 없이 판매되다가 적발될 경우 제조/수입사에는 2천만원의 벌금이 과징된다고..)

그런데, MIC로고가 레이블에 직접 인쇄되어 있다는 것은 시게이트에서 한국을 상당히 '우수한'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의 시게이트 제품 디스트리뷰터들의 영향력이 적지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시제품을 통해서 EMI를 통과하고, 그러한 EMI 통과가 기본적으로 완료된 상태에서 국내에 반입되기 때문에 국내 디스트리뷰터들의 일이 한층 수월해 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업체로는 로지텍 등이 있다.

바라쿠다 ATA IV의 외형이나 회로 기판의 상태, 사용된 컴포넌트들의 퀄리티 등은 대단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외형이 잘생긴거랑 실제 성능이랑 무슨상관이냐 하겠지만, 특히나 기판의 납땜상태나 각 컴포넌트들의 품질은 제품 자체의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IBM DeskStat 120GXP

 
IBM DeskStar 120GXP

IBM의 데스크스타는 윗면만을 볼 경우 예전 퀀텀의 파이어볼 시리즈를 생각나게 한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깔끔한 외형을 가지며, 사용된 PCB의 크기도 상당히 작은 편이다. 커넥터가 위치한 쪽 면에 각종 설정정보가 스티커로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아랫면보다 커넥터가 있는 후면에 인쇄되었기 때문에 인쇄될 면적이 좁아서 글씨가 빽빽하며, 그래서 보기가 좀 괴롭다는 단점은 있지만,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베이에 장착한 상태에서도 각종 점퍼의 설정정보를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 컨트롤러

주 컨트롤러는 IBM 설계의 ASIC으로 되어있다. 흥미로운건 이게 국산이라는 점이다. 국내에 있는 ASIC 전문업체에서 제조/납품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IBM이 자사의 칩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조금 의외이다.

보조 컨트롤러

보조 컨트롤러 칩의 모습. 여기에 펌웨어 칩이 통합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스테핑 모터 컨트롤러 칩

헤드 암 액츄에이터를 구동하는 스테핑 모터의 컨트롤러 칩이다.

그런데, 버퍼메모리가 안보인다.

그런데, 회로기판을 자세히 보면, 아무리 자세히 뜯어봐도 버퍼메모리가 보이지 않는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이런저런 칩들 안에 버퍼메모리가 무려 2MB나 임베디드 되어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기판 아래쪽에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기판을 분리해보았다.

역시 아래쪽에 버퍼메모리가 붙어있다.

역시 버퍼메모리는 예상대로 기판 아래쪽에 붙어있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잇점은 컨트롤러 칩과 버퍼메모리간의 거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거리의 단축을 통해서 신호 타이밍을 보다 유리하게 만들 수 있고 전체적인 회로의 설계가 간결해진다는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버퍼메모리는 바라쿠다와 같은 하이닉스 16Mbit 칩

버퍼메모리에는 바라쿠다와 동일한 하이닉스의 16Mbit 칩이 사용된다.

커넥터의 납땜상태. 매우 깔끔하다.

커넥터의 납땜상태도 상당히 깔끔하게 되어 있다. 시게이트의 제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인다.

제품 윗면의 레이블

제품 윗면의 레이블에는 제품의 각종 사양 및 생산지 및 기타등등의 정보가 적혀있다. 이 역시 MIC로고가 직접 레이블에 인쇄되어 있다. (그런데, 이 레이블의 바로 위쪽-사진에는 스티커의 아래쪽 끄트머리만 보이는데..-에는 별도의 MIC로고가 붙어있어서 의아함을 남겼다. 그렇다고 양쪽의 검정번호가 틀린것도 아니고...)

데스크스타 120GXP 역시 명가의 제품답게 매우 깔끔한 외형을 가진다. 납땜상태나 부품들의 배치 등도 잘 되어 있으며, 사용자를 고려한 설정정보 스티커의 배치 등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제품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