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제품은?

이번 벤치마크의 최우수 제품으로는 IBM 데스크스타 120GXP를 꼽을 수 있겠다. 억세스타임이나 데이터 전송률, 버퍼의 특성, 버퍼 오버헤드 등의 거의 모든 성능지표에서 수위를 독점하면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지는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발열이 약간 심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동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며, 또한 최근들어 많은 케이스들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직접냉각을 가능하게 하는 냉각팬 배치를 가지고 있어서 사용자가 조금만 신경써 준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사용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IBM의 하드디스크 생산부문를 히타치가 인수하면서 이후 제품의 수급이나 AS 등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관련뉴스). 이 부분에 있어서 필자의 생각은 그다지 걱정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히타치의 IBM 하드디스크 부문 인수는 무려 3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이루어지며, 또한 이러한 점진적 이전과정을 거치는 것은 곧 하드디스크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경영권부터 시작한 회사내의 각 부문들에 대한 조정과정을 진행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하드디스크의 생산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히타치가 하드디스크 분야에서 기술력이 없는 회사도 아니니만큼, 당장 IBM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

필자가 실상 걱정하는 것은 이 제품의 제품사양에 명기된 대로라면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비교적 낮은 제품신뢰도를 가진다는 것이다. 발열 문제를 떠나서라도 내충격성 등에 있어서 타 제품들에 비해 약간 낮은 수치를 볼 수 있었는데,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좌우간,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커버할 정도로 IBM 데스크스타 120GXP가 보여주는 성능상의 잇점은 막강하다. 거의 전반적인 성능지표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였으며 소음이나 발열 역시 일반적인 수준을 약간 상회할 뿐 사용자의 감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에, 이번 벤치마크의 최우수 제품으로 IBM 데스크스타 120GXP를 선정한다.

웨스턴디지털의 WD Caviar는 가장 높은 데이터전송률을 가지고 있으며, 버퍼의 특성 및 오버헤드 등 전반적인 성능지표에서 IBM의 데스크스타에 뒤이어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러한 우수한 성능과 함께 낮은 발열과 데스크스타에 비해 정숙한 소음은 이 제품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동등한 사양에서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8MB의 버퍼를 가진 SE 모델이 배제되었지만, 만약 8MB의 버퍼가 가지는 막강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SE 모델이 이번 벤치마크에 참여했더라면 IBM의 우세를 확정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여하튼, 전반적으로 고르게 우수한 성능과 소음, 발열 등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웨스턴디지털의 WD Caviar 모델을 우수 제품으로 선정한다.

마치며.

그간 판매수위를 지켜오던 바라쿠다 ATA IV가 가장 낮은 성능으로 뒤처졌다는 것은 제품이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된 제품이었기에, 그동안 보다 나은 기술로 무장하고 출시된 후속 제품들 탓으로 생각된다. 물론 바라쿠다 ATA IV는 가장 뛰어난 정숙성으로 인해서 소음에 대단히 민감한 환경, 즉 홈 시어터 PC(HTPC) 등에서 아직도 충분히 그 활용영역이 존재하기에 성능이 떨어진다고 해서 마냥 뒤처질 제품으로 생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현재 바라쿠다 ATA의 로고가 변경되어 있다. 제품들에 인쇄되는 로고는 아직 변경되지 않았지만 매뉴얼이나 데이터시트의 로고는 변경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바라쿠다 ATA V라던가 하는 신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기술과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하고 출시될 신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커지는 순간이다.

한편, 삼성의 스핀포인트 P40은 앞서의 사진에서도 보았듯이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던가 하는 외관상의 문제점도 있었으며, 성능에서도 타 제품들을 크게 앞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필자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기존의 삼성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이미지인 고소음, 고발열이라는 문제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 보다 향상된 제품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마무리의 깔끔하지 못함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웠다. 정말로 더웠다. 수일간 2~3시에 자고, 하루는 날밤까지 새가면서 진행한 테스트였다. 이러한 테스트의 와중에 필자의 방은(필자는 집에서 테스트와 벤치마크, 사진촬영 등을 하고, 그 외의 작업들, 즉 편집이나 배경조사, 글의 작성 등을 회사에서 한다.) 컴퓨터 두대가 뿜어대는 1.1kW의 열기에 찜통이 되어버렸다.(눈여겨 보신 분은 온도테스트에서 실온이 30℃에 육박함을 보셨으리라) 이번 여름에는 조그마한 에어컨이나 하나 장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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