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Round Up! New Generation GPUs

그래픽 카드 시장의 양대 산맥, nVIDIA vs ATI

지난 달 nVIDIA의 GeForce4 공식발표 이후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시장에서 GeForce4를 장착한 그래픽 카드를 찾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출시된 보급형 버전, GeForce4 MX 시리즈에 이어, 성능면에서 진정한 GeForce3의 계승자라 할수 있는 Ti 시리즈 역시 하나 둘씩 발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nVIDIA의 로드맵에도 나타나듯 기존 GeForce2 MX로 시작하는 보급형 시장과 GeForce3 Ti500에 이르는 고급형 시장까지 조만간 GeForce4로 대체될 수 있을 듯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nVIDIA와 더불어 그래픽 카드 시장의 2강에 속하는 ATI는 작년말 nVIDIA의 GeForce2/3 Ti 시리즈의 발표와 시기를 같이해 발표했던 RADEON 7500과 8500으로 경쟁사의 새로운 GPU에 맞서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기존 자사 RADEON 제품군의 강점으로 손꼽히던 동영상 품질과 2D 색감을 유지한 채, 향상된 3D 성능을 추가해 사용자 층을 넓혀가고 있는데, 이쯤에서 차기 그래픽 카드 시장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양사의 대표적인 GPU에 대한 3D 성능을 검증, 발표하고자 본 벤치마크를 기획하게 되었다.

최근 발표된 ATI와 nVIDIA의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의 그래픽 카드 시장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물론, 이외에 많은 제품들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분류는 다소 섣부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이미 오래전 사장된 것으로 알려진 nVIDIA TNT II M64 같은 제품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PC에 장착되어 아직도 사용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분명 이러한 분류에는 오류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 시장에서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리테일 제품을 기준으로 이러한 제품으로의 변경이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GPU를 제조하는 두 업체에 의해 이러한 판도로의 개편은 불가피한 것이다.

All Round Player 'GeForce4'

GeForce4가 출시되기 바로 이전까지 nVIDIA의 제품군은 크게 고급형이라 할 수 있는 GeForce3 시리즈와 중, 보급형 시장의 GeForce2 시리즈로 나뉘어 있었다. 최신의 D3D 기술이 접목된 GeForce3는 보다 세밀화된 0.15 마이크론 공정으로 제작되어 기존 GeForce2의 2천 5백만의 두 배가 넘는 5천7백만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였고, GeForce256에 처음 도입되었던 H/W T&L 환경은 GeForce3에 들어 nFiniteFX 엔진이란 이름 하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버텍스&픽셀 쉐이더로 진화되어 GeForce3를 '고해상 고화질에 가장 적합한 그래픽카드'라는 찬사를 얻게 해 주었다.

★ [강좌] GeForce3에 포함된 신기술..

한편, 중·보급형 시장은 GeForce3 이전 출시되었던 GeForce2 GTS 코어를 근거로 제작된 GeForce2 MX시리즈와 GeForce2 Ti 시리즈가 각각 D3D와 OpenGL 환경에서 철저히 가격대 성능비의 원칙을 준수하며, 주머니가 가벼운 사용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DirectX 7이라는 한 세대 전의 D3D API에 제한된 이들 카드들이지만,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많은 D3D 게임들이 해당 버전을 기초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단점은 상당수 상쇄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D 게임 정도를 즐기는 사용자들에게는 보다 좋은 구매상 잇점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다섯 개의 제품 라인을 포함하고 있는 nVIDIA의 GeForce4는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고급, 중, 보급 시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All Round Player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앞서의 간단한 로드맵 비교에서 알 수 있듯, 30만원대 이상의 고급형 시장은 GeForce4 Ti 시리즈가 강력하고도 뛰어난 3D 표현 능력을 내세워 자리를 잡게 될 것이며, 20만원 전후에 형성되고 있는 중급형 시장은 GeForce4 MX460과 MX440이, 그리고 현재 GeForce2 MX의 시장은 그대로 GeForce4 MX420에 전수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러한 변화는 현재 가장 강력한 GPU 제조사로 일컬어지고 있는 nVIDIA의 마케팅 정책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있어 이는 보다 좋은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한편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별다른 이의는 없을 것 같다.

한발 앞선 ATI : RADEON 8500/7500

RADEON 이후 ATI는 자사 그래픽 카드들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던 3D 성능에 관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하지만, 경쟁사인 nVIDIA에 이렇게 정면으로 대결할 정도의 제품은 처음이라 볼 수 있다. 이들 제품들은 성능상 분명, nVIDIA가 이전 발표한 GeForce3와 GeForce2 Ti 정도의 성격을 갖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들 제품들은 nVIDIA가 최근 GeForce4를 통해 재편하려는 그래픽 카드 시장 구도에 한 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ATI가 행한 자사 제품의 OEM 제작은 분명, 최근의 RADEON 사용자층의 확대를 가져온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ATI의 이러한 결정이후 전세계의 다양한 제작사들로부터 제조된 RADEON 카드들은 각기 다른 스펙과 가격으로 사용자들의 구입의 폭을 넓히게 되었으며, ATI로서는 생산된 GPU의 수율에 따른 제품 공급만으로도 다양한 LE 버전의 출시로 인한 시장 확대는 물론, 불필요한 제품 라인업의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고급형, 중/보급형 그래픽 카드를 분류하는데 첫째 조건은 DirectX 8 API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느냐, 못하냐의 문제이다. 양사의 고급형 그래픽 카드로 분류할 수 있는 GeForce4 Ti 시리즈와 RADEON 8500은 각각 DirectX 8에 최적화된 프로그래머블 픽셀&버텍스 쉐이더를 포함하여 PC 환경에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실사에 가까운 3D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면, nVIDIA의 GeForce2 Ti/MX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ATI 역시 중/보급형 시장을 위한 제품이 필요했으며, 그런 필요에 의해 제작된 제품이 바로 RADEON 7500이라 볼 수 있다.

★ [리뷰] RADEON 8500/7500 LE 시리즈

출전 선수들.. '7개의 GPU'

이번 벤치마크에 출전하는 제품은 앞장의 간단한 로드맵 분류에서 나타난 것처럼 총 7개의 GPU이다. 이미 이들 칩셋을 장착한 그래픽 카드의 리뷰 혹은 프리뷰에서 새로운 기술과 사양들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으니, 이들에 대한 소개는 아래의 도표로 대신하도록 하겠다.

* 리테일(레퍼런스) 제품 기준

이들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0.15 마이크론의 미세 공정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로 인한 트랜지스터 집적율 또한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각각의 고급형과 중, 보급형 제품들간에는 이러한 집적율면에서도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것은 GeForce4 Ti와 Radeon 8500이 DirectX 8 API에 대응하기 위한 픽셀&버텍스 쉐이더 기술을 포함한 까닭이다. 각각 nFiniteFX II와 스마트 쉐이더란 이름의 이들 기술들이 보다 나은 3D 그래픽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술이라면, NV25와 R200은 하위기종과의 속도차를 들어낼 수 있는 부분으로 바로 렌더링 파이프라인 수에 차이를 두고 있다. 고급형 제품들은 공히 4개의 파이프라인과 라인당 두 개의 텍스쳐 유닛을 통해 GPU의 1회 동작시 총 8개의 텍스쳐 처리가 가능한 반면, GeForce4 MX 시리즈는 두 개의 파이프라인으로 클럭당 4회의 처리를, 그리고 Radeon 7500은 동일한 파이프 라인에 하나가 추가된 3개의 텍스쳐 유닛을 통해 클럭당 6번의 텍스쳐 연산이 가능한 정도이다.

고급제품으로 분류되는 GeForce4 Ti와 Radeon 8500은 각각의 하위버전들에 비해 DirectX8 API 관련 기술이 추가되어 최대 3배에 가까운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었으며, 각 4개씩의 렌더링 파이프 라인을 통하여 동일 코어 클럭하에서, 2개의 파이프 라인만을 갖는 GeForce4 MX 시리즈나 Radeon 7500에 비해 월등한 필레이트, 폴리곤 처리능력을 갖게 된다. 코어 클럭상으로 nVIDIA의 GeForce4 Ti 4600이 300MHz로 약간 앞서고 있으나 이는 ATI 역시 300MHz로 동작하는 Radeon 8500XT 버전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니 이러한 갭은 그다지 크다고 볼 수는 없는 실정이다. 사용되는 메모리에 있어서도 이들 제품은 모두 128비트 DDR 메모리를 사용하여, 최하 8.8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로선 가장 빠른 2.8ns 모듈을 사용한 GeForce4 Ti4600이 10.4GB/s의 대역폭으로 단연 1위의 자리에 올라서고 있다. 또,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대용량 3D 텍스쳐 데이터 처리시 사용되는 불필요한 Z 버퍼 제거에 보다 효율적인 기술들을 사용함으로써 그래픽 카드의 전체적인 속도를 높이고, nView와 Hydra Vision이라는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채용하여 다양한 컴퓨터 사용환경에도 대응하고 있다.

중, 보급형 제품으로 분류되는 Radeon 7500과 GeForce4 MX460/440/420 시리즈는 비록 최신의 DirectX 8에는 최적화되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게임 및 D3D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택하고 있는 DirectX 7 수준의 그래픽과 하드웨어 T&L을 지원한다. 프로그래머블 픽셀&버텍스 쉐이더가 빠진 탓에 NV17과 RV200 코어는 각 2천2백만과 3천만의 트랜지스터를 포함하고 있으며, 64MB 용량의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GeForce4 MX420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3.6ns~5ns 속도의 128비트 DDR 메모리를 사용하였으며, 가장 하위의 성적이 예상되는 GeForce4 MX420만이 128비트 SDR 메모리를 장착하게 된다. 앞서의 고급형 제품들에 사용된 Z 버퍼 소거기술이 동일하게 채용되었으며, 중, 보급형 시장에서 보다 다양한 욕구를 갖는 사용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과 하드웨어 MPEG 디코딩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