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ra 2000의 프로세서 성능 부분을 보자. 역시 세 프로세서 모두 거의 비슷하거나 같은 수치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리 크게 관심이 가는 결과는 아니다.

Sandra 2000 성능 테스트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이 바로 메모리 대역폭 측정인데 로컬 메모리 성능 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의 캐시 메모리 성능 까지 종합적으로 산출해 주기 때문이다. 역시 슬롯 방식의 썬더버드가 가장 나은 수치를 보여 주고있으며 의외로 소켓 썬더버드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슬롯 방식의 썬더버드와 기존의 애슬론 프로세서는 동일한 ASUS K7V에서 테스트를 실시했기때문에 순수한 프로세서의 캐시 메모리 성능 차이를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래픽 성능 테스트에 많이 사용되는 3D Mark 2000에서 CPU Speed 항목을 보자. 화면에 그래픽을 구현하기위해서는 그래픽 가속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나 그에 못지 않게 프로세서의 성능에도 큰 영향을 받으며 3D Mark 2000에서 CPU Speed항목은 바로 이 부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볼 수 있다. 결과를 보면 슬롯 방식의 썬더버드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 뒤를 소켓방식의 썬더버드가 따르고 있다.

3D Mark 2000에서 CPU Speed 항목의 결과가 틀리지 않았음을 Quake III 프레임 측정 테스트에서 다시 입증이 되었는데 그래픽 가속칩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1024X768 모드 이상을 제외하고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슬롯방식의 썬더버드가 가장 높은 프레임 수치를 보여 주고 있다.

■ 슬롯방식의 썬더버드가 갖는 의미

애초에 우리는 이 프로세서에 대해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탄생 배경부터 일반 리테일 시장을 타겟으로 생산된 것이 아닌 오직 AMD 750칩셋에 기반한 OEM 시장을 타겟으로 생산된 것이었으며 구입하기도 어렵고 또한 KX 133 칩셋 메인보드에서의 작동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반 시장에서 슬롯 방식의 썬더버드 프로세서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일부 KX 133 칩셋 메인보드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함 또한 확인했다.

제조원가의 절감과 시장의 추세에 따른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AMD에서 급진적인 소켓 방식으로 회귀함에 따라 가장 크게 우려되는 사항은 기존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선택한 사용자들로부터 또 다시 업그레이드를 위해 메인보드를 교체해야하는 부담감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

물론 소켓형 썬더버드나 듀론 프로세서를 처음으로 구입하는 사용자들에겐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업그레이드를 위해 메인보드를 교체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으며 그것도 불과 몇 개월전에 새로운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라 생각했던 사용자들에겐 일종의 배신감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특히 국내 시장에서 애슬론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비약적으로 키워온 AMD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형상이 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사용자들의 인식은 AMD로서는 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좁아질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슬롯 썬더버드 프로세서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썬더버드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기존의 KX 133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했던 사용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며 AMD로서는 비난의 화살의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성능 테스트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KX 133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에서 썬더버드를 작동시켰을 때 소켓 방식의 썬더버드 보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앞선 성능을 보여 준다는 그 자체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KT 133 칩셋 보다 먼저 출시된 KX 133 칩셋이 더욱 안정화되어 있는 결과일 수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이다.

하지만, 기존의 KX 133 칩셋 메인보드에서의 썬더버드 지원 여부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급격하게 소켓 방식으로 돌아서버린 AMD의 정책은 정말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의 판단은 상당히 냉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