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가, 가격 그리고 로열티

지금까지 램버스사와 동사의 이 '놀라운' RDRAM 테크놀러지에 대해서 온통 좋은 얘기만 늘어놓았지만, 짱짱한 듯한 램버스의 앞날에 정말 뒤통수를 한방 먹이는 녀석이 있다. 램버스 테크놀러지 얘기에서 가격만 거론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눈깜짝할 사이에 마음을 바꾸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비록 1.6GB/sec의 메모리 대역을 제공한다고는 하더라도, 아무도 128MB RDRAM을 위해서 1천달러를 선뜻 지불할 사용
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어째서 RDRAM의 생산단가에 이토록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지, 그리고 현재의 플랫폼에서 어째서 SDRAM에 대해서 거의 또는 전혀 성능우위를 구현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램버스측의 설명은 기본적으로 수용와 공급의 법칙의 원칙에 기반한 것이다. RDRAM 자체가 시장에 물량도 얼마 없을뿐더러, 그 콩알만한 공급물량을 상회하는 수요조차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램버스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한 루머들이 나도는 지경에 이르도록 상황을 악화시킨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처구니없는 루머는 램버스 메모리의 수율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었다. 램버스측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RDRAM의 수율이 SDRAM의 그것에 상당히 근접해가고 있는 것은 거의 분명하지만, 아직 SDRAM만큼 높지는 않아서, 마치 430TX 칩셋의 발매가 막 이루어지려던 시절의 SDRAM 정도가 되는 것 같다.

RDRAM의 가격역시 꾸준히 인하되겠지만, 올 연말까지는 SDRAM수준으로 인하되는 것
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어쨌든 가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확실한데, RDRAM의 가격대도 떨어지고 있지만 SDRAM의 가격대도 반대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128MB PC800 메모리의 가격대는 약 600달러선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128MB의 PC133이 100달러선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엄청난 고가임에는 분명하다. RDRAM의 가격대는 좀더 많은 수의 제조업체들이 대량의 RDRAM을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좀더 인하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NEC, 인피니온(舊 Siemens), 삼성, 현대 그리고 도시바(東寶) 정도가 양산중이지만, 여기서 도시바의 경우 RDRAM 물량의 거의 대부분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 쪽에 할애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도시바는 이미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2의 발매와 거의 동시에 2백만대 가량의 재고를 마련할 당시에만 대당 2개니까 도합 4백만개의 RDRAM 컴포넌트를 플레이스테이션 2용으로 쏟아부어야 했던 것이다. RDRAM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대는 분명히 인하되겠지만, RDRAM의 가격대가 SDRAM과 대등해지는 시점은 아주 먼 훗날에나 가능할 것 같다.

윌러메트 프로세서가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등장할 시기에 맞추어 RDRAM의 가격대 역시 상당폭으로 인하되는 것은 인텔로서도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일인데, 이것은 티하마 + MTH + SDRAM의 콤보로는 윌러메트의 성능을 뽑아내는 데 있어서 거의 좌절에 가까운 수준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사항은 RDRAM 얘기만 나오면 누구나 알고 싶어하는 로열티 문제이다. 램버스에서는 자사의 테크놀러지를 DRAM 제조업체들과 칩셋 제조업
체들이 자사의 램버스 인터페이스를 해당 업체들의 기기에 이용하는 대가로 라이센스를 챙기고 있다.

로열티 수준은 RDRAM 컴포넌트 당으로는 1%에서 2% 가량이고, 메모리 컨트롤러 대응으로는 2%에서 5%선이다. 이것은 분명히 엄청난 수준은 아니며, 따라서 RDRAM이 SDRAM에 대해 상대적으로 굉장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가격구도의 요인으로는 보기 힘들다.



■ 요약

여기서 내고 싶은 결론은, 현재의 듀얼채널 DDR SDRAM보다 핀개수가 적으면서도, 보다 고대역의 메모리 대역을 구현할 수 있는 메모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었으며, 가격이 장기적으로 확실히 인하될 수만 있다면, RDRAM이 그러한 솔루션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텔이 RDRAM의 유일한 지지업체가 아니라는 사실도 지적했으며, AMD 역시 인텔과
나란히 램버스사의 메모리 컨트롤러 테크놀러지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인텔이 그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는 까닭은 RDRAM이 환상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텔만이 유독 RDRAM 계열로의 대단히 급작스러운 이행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사용수준에서 보자면, DDR SDRAM이 가장 그럴싸한 선택인데, 이는 기존의 SDRAM에 대해서도 별 차이가 없는 가격대 프리미엄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꽤 높은 수준의 메모리 대역상승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AMD 썬더버드 프로세서만 되더라도 PC133 SDRAM만으로는 역부족이며, 무스탕 발매시기와 즈음해서 DDR SDRAM 플랫폼이 구축이 가능하다면 다행이다.)

장기적인 국면에서 보자면, RDRAM으로의 이행은 분명히 이루어지겠지만, 조만간, 적어도 올해안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컨택을 했던 제조업체들도, RDRAM을 올해의 주력제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인데, 다만 가격대가 정말로 지속적으로 인하되기만 한다면, RDRAM이 SDRAM에 뒤이은 2번째의 메이저 메모리 테크놀러지로 자리잡는 것은 문제가 아니며, 인텔과 AMD가 모두 이를 지원할 것임에도 이견의 여지는 없었다.

RDRAM이 이러한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자사의 로드맵에 램버스의 테크놀러지에 대한 비중을 엄청나게 할애하고 있는 인텔이 치르게 될 대가는 굉장할 것 같다.

■ Sources
출처 : AnandTech 'Rambus DRAM: Uncovering Facts & Burying Rumors' (English)
         http://www.anandtech.com/showdoc.html?i=1239&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