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1일을 기해 전세계적으로 공개된 ATI의 멀티GPU 기술인 'CrossFire Technology'는 그 이름이 주는 강렬한 느낌(註 : 군사적으로 십자포화, 교차포화, 집중포화, 일제포화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 단어이기도 한 'Cross Fire'는 ATI가 내세우는 네가지 랜더링모드를 함축시키는 의미가 있다)만큼 ATI 자체적으로도 큰 기대를 갖고 지원하는 기술이다. 경쟁사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2개의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상에 장착하여 사용하는 이 기술은 같은 모델, 같은 사양, 같은 펌웨어라는 삼박자가 갖춰져 있어야 제 기능을 다하는 SLI 기술과는 달리 상당한 유연성을 확보한 기술로 홍보되고 있다.

ATI는 자사의 핵심적인 역량이 압축되어 있는 'CrossFire Technology'를 업계에 등장시키는 자리로 컴퓨텍스라는 거대한 IT 박람회를 선택하여 관련 이벤트등을 여럿 준비하였다. 행사장 내의 부스를 활용한 데모시스템의 전시와 루비걸의 다양한 이벤트뿐만 아니라 매체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프레스컨퍼런스를 성심성의껏 준비하여 컴퓨텍스를 찾은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과 전문가, 업계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모이는 거대한 축제로 ATI의 신기술이 데뷔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ATI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여러차례의 시간과 장소이동이 계속되며 보안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였다. 중간에 여러 가지 과정이 있었던 이번 행사는 시작을 6시간을 남겨두고 최종장소와 시각을 공개하는 깜짝쇼를 펼쳐 참석대상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공개된 행사장은 TWTC 남동쪽에 위치한 쇼핑몰인 'New York New York' 지하 1층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을 통채로 임대하여 꾸민 'Red Room'으로 TWTC Hall 3에서부터 ATI와 CrossFire를 홍보하는 깃발을 든 도우미들이 도열하여 행사장으로의 길인도를 도왔다.

웨스트우드의 명작게임이기도 한 'Command & Conquer'의 도안을 응용한 'MultIplay & Conquer'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올드게이머들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했던 Red Room은 입구에 ASUS, DFI, MSI등 유수의 메인보드 메이커가 출품한 데모시스템에서 구현되는 ATI CrossFire 기술을 목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데모시스템이 전시된 구역을 지나면 뷔페와 카스바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이 나왔다. 행사진행 내내 음식과 음료를 끊임없이 공급하여 저녁식사를 즐기며 ATI의 신기술 발표회를 두루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ATI CrossFire 공식공개행사의 시작은 ATI의 CEO인 Dave Orton의 기조연설로 시작하였다. 전임 CEO인 K.Y HO의 뒤를 이어 ATI의 조타수 자리를 이어받은 그는 그동안 ATI의 사업영역을 고수하면서 점진적인 차세대 시장으로의 도약을 탄탄히 준비해왔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여느 행사와 마찬가지로 ATI라는 거대기업의 총수인 그는 행사 초반에 ATI라는 기업이 지금까지 이룬 성취와 데스크탑을 넘어 모바일과 콘솔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자사의 기술력을 아울러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마지막순서에는 자사의 CrossFire 기술에 대한 자랑을 잊지 않았으며, 개발 스탭을 치하하고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줘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게 하였다.

그래픽카드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Rich Heye가 Dave Orton으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ATI가 선보이는 신기술에 대한 자세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였다. 그는 여기서 자사의 신기술이 경쟁사의 제품과 달리 유연한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로 설파하였다.

ATI CrossFire가 가진 특징은 주된 슬롯에 배치되는 그래픽카드에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co-Processor 성격의 부품을 배치시켜 시스템의 호환성과 같은 제약을 뛰어넘는 성능향상의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듀얼 그래픽카드 솔루션이 '같은 모델, 같은 사양, 같은 펌웨어'라는 삼위일체가 필수적이었던 것에 비해 ATI 메인보드 칩셋을 탑재한 시스템에서 동급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한다는 전제에서 혼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호환성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SLI 기술에서 볼 수 있는 Scissor 와 Alternate Frame Rendering 외에 Super Tiling과 Super AA Mode등을 추가로 지원하여 개발자나 엔드유저모두 보다 용이하게 보다 현실에 가까운 이미지 출력을 높은 퀄리티와 프레임상태에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ATI CrossFire의 독보적인 부분이다.

ATI의 CrossFire는 ATI가 선보인 Radeon Xpress 200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에서만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과 X850 계열이면 X850 계열하고만, X800 계열이면 X800계열하고만 조합이 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TI는 메인보드메이커에 자사의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의 지원을 강력히 받을 것임을 확약받았으며, 제품의 보급을 위한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추진할 계획임을 공식석상에서 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