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 닷새간 대만 타이페이시에 위치한 대만세계무역센터(TWTC)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페이 2005'는 IT업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행사다. 주로 대만과 중화권의 업체가 참가하는 행사의 성격상 편협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의 공장 중국과 중국이 나아갈 길을 먼저 찾아 시행착오의 여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대만의 기업들의 합작은 이 박람회가 가진 의미를 그야말로 범세계적으로 격상시켰다고 할 수 있다.

컴퓨텍스 운영위원회의 발표대로 3224개의 부스가 차려진 컴퓨텍스 2005의 위용은 정말로 거대하였다. Hall 1부터 4까지도 모자라 인근 호텔을 모두 끌어 쓴 수많은 업체들의 부스와 상담창구의 모습은 컴퓨텍스가 왜 세계 3대 IT 박람회로 손 꼽히는지를 짐작케 해주었다. 이 많은 회사중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10여개에 못 미쳤다는 점이 못내 안타까운 부분이었기는 했지만, 지정된 공간에서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자신들이 가진 역량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흐믓하기 그지 없었다.

메인홀이기도 했던 Hall1 의 2층에는 대만의 중소기업들이 한데 모여 바이어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실적을 올리는 자리로 이용되었다. 이번 컴퓨텍스 2005의 경우, 전년도 행사에 비해 임대료 2배인상이나 대만 국내소재 기업의 메인홀 임대금지등 불공평한 핸디캡이 많았지만, 대만의 중소기업들은 바이어들에 대한 맨투맨 상담과 다양한 홍보수단의 활용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정책담당자가 일정수준에 이르렀다 판단되면 푼돈이나 좀 더 벌겠다고 본말을 전도시키는 행태를 대만의 공무원과 운영위원회 사람들이 유감없이 보여준 탓에 당장 내년에 있을 컴퓨텍스 2006의 운영에 있어 걱정꺼리가 생기기에 충분한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한국과 같이 공무원들이 나서서 무슨 행사를 만들겠다고 유난을 떠는 나라들이야 1회 행사부터 겪는 일이라 그리 낯설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이제 26회를 맞이할 유서깊은 행사에서 한국에서 보던 행태가 포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TWTC 행사장 자체가 여의도광장보다 넓은 공간을 차지한 탓에 건물과 건물사이에 위치한 여유공간이 이벤트장으로 변신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잡았다. 뉴욕뉴욕 인근 특설무대에 자리를 차린 ULi의 경우 음악공연과 경품행사등을 다채롭게 꾸며 이 앞을 지나가는 이상 멈출 수밖에 없도록 분위기를 잘 이끌기도 하였다. 이곳외에도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눈요기이상의 큰 기쁨을 컴퓨텍스를 찾은 모든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TWTC 동쪽편에 위치한 쇼핑몰인 '뉴욕뉴욕'에는 삼성전자의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있어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한국의 발전된 IT기업의 역량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기도 하였다. 하지만, 컴퓨텍스에서의 한국기업은 엄연한 '손님'이라는 입장에서 그리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안타까왔다.

한국 특유의 재벌위주의 경제구조로 인해 중소기업 하나하나의 경쟁력이 터무늬없이 약화된 것이 이제는 상식같이 자리잡아 어지간한 알짜 중소기업이 아닌이상 컴퓨텍스와 같은 세계적인 행사에서는 그리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사실 취재원 본인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데에는 삼성전자를 컴퓨텍스에서 못봤다는 것보다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전세계의 IT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지 못했다는 부분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고, 생각치도 못했던 깨달음도 많이 얻었던 이번 컴퓨텍스 2005 취재는 기사를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였지만, 워낙 방대했던 행사였던 탓에 미처 돌아보지 못한 부분이 커 안타까운 마음부터 든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발전하는 세계 IT 시장의 조류와 발전상을 비추어 짐작해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도록 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우치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나 그리 자평해 본다.

▒ 테크노아 컴퓨텍스 2005 취재기사 모음 ▒

테크노아에서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총 사흘동안 대만 타이페이 현지에 류재용기자를 특파하여 취재활동을 전개하도록 했었다. 그렇게 취재된 기사는 각각의 주제에 따라 구분하여 테크노아 회원 여러분이 컴퓨텍스 현장의 열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엮어보았다.

1. [Computex 2005] IT 중심국으로 부상하는 대만으로 출발! (링크클릭!)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부터 TWTC의 상징인 타이페이 101 앞에까지의 경로를 사적인 담소와 더불어 풀어엮은 위 기사는 첫 번째 컴퓨텍스라는 취재원 본인의 감상과 더불어 앞으로 펼쳐질 컴퓨텍스 기사를 탐독하기에 앞선 준비과정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2. [Computex 2005] 유명하드웨어업체 부스탐방 - 1부 : 칩셋업계 (링크클릭!)

64비트에 이어 듀얼코어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AMD와 프로세서산업의 절대강자인 INTEL이 펼친 경쟁의 모습과 VIA, SiS등의 군소 칩셋제조사들의 트랜드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주로 담았다. 이미 64비트와 듀얼코어등 큰 이슈가 공개된 상황에서 치뤄진 박람회라 이색적인 상품을 보기에는 힘들었지만, 클럭과 같은 상징적인 것보다 내실을 기하는 각 업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Computex 2005] 유명하드웨어업체 부스탐방 - 2부 : 퍼스트티어 (링크클릭!)

흔히 IT업계의 사대천왕으로 손 꼽히는 4개사, 즉 ASUS / Gigabyte / MSI /ECS를 퍼스트티어라는 용어로 한데 묶어 이야기하곤 한다. 이중에서도 과반의 점유율을 올리는 ASUS와 그 뒤를 쫓는 Gigabyte, MSI의 추격이 펼쳐진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자의 세대결이 가장 큰 볼거리였다.

이번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업체로는 ECS가 있긴 하지만, 이 회사의 라인업은 한국시장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데다 기본적으로 OEM 납품을 위한 보급형 제품이 주류이기 때문에 소개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해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4. [Computex 2005] 유명하드웨어업체 부스탐방 - 3부 : 메인보드업계 (링크클릭!)

퍼스트티어외에도 ABIT, Chaintech, Foxconn등 대형부스를 차린 주요 메인보드 업체와 세컨티어로의 야망을 불태우는 DFI, EPoX등의 부스는 다채로운 메인보드 신제품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운 자리였다.

Aopen과 BenQ같이 이제는 메인보드와 같은 단품 업체로 다루기에는 무리인 업체도 있긴 했지만, 테크노아를 찾아오는 회원들이 '상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가장 친숙한 업체들을 주로 다뤄본 섹션이다.

5. [Computex 2005] 유명하드웨어업체 부스탐방 - 4부 : 그래픽카드업계 (링크클릭!)

크게 ATI계열과 NVIDIA계열로 나눠볼 수 있는 그래픽카드 시장은 각각의 계열에 따라 전문적으로 한 회사의 그래픽카드만 생산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유명제조사를 소개하는 형식을 선택하여 그 기준에 따라 페이지를 구분해 보았다.

ATI의 경우, 이번 행사에서 크로스파이어라는 다중 VPU 환경을 소개하여 하이엔드유저들의 큰 반향을 이끌었으며, ELSA와 Powercolor등 전통적인 협력사들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NVIDIA는 오는 22일 참으로 큰 이벤트를 펼칠 것이기에 이번 컴퓨텍스에서는 약간 잠잠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드텍과 스파클이라는 전통적인 협력사를 통해 자사의 라인업이 가진 유연성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였다.

6. [Computex 2005] 유명하드웨어업체 부스탐방 - 5부 : 주요업체모음 (링크클릭!)

앞서 섹션에서는 다루지 않은 파워서플라이와 메모리업체, 주변기기 제조사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부스등을 주로 다룬 5부에서는 전체적으로 부스의 분위기와 업체의 '정성'이라는 측면에서 훑어보는 형태로 기사를 작성해보았다.

컴퓨텍스 조직위원회의 농간, 즉 부스임대료의 2배 인상과 더불어 자국기업을 박대하는 행태속에서도 꿋꿋히 전세계 바이어를 상대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한 대만 중소기업들의 눈물나는 분투와 함께 분명 돈 많은 건 다 아는데 무엇하러 왔는지 종잡을 수 없는 다국적 기업의 행태까지 극과 극을 볼 수 있는 이번 기사의 의미는 출품된 제품 이상으로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7. [Computex 2005] 해외에서 활약하는 다이나믹 코리아! (링크클릭!)

앞서 약간 언급했지만, 이번 컴퓨텍스 2005에서는 많은 한국업체들을 만나볼 수 없었다. 이제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업체가 거의 정리되고 유통업체만 살아남은 탓에 고유의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전선에 우뚝서 세계속에서 고분분투한 국내업체의 활약상을 전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자라는 직업을 떠나 한국인으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8. [Computex 2005] ATI, 회심의 역작 'CrossFire Technology' 공개! (링크클릭!)

6월 1일 레드룸에서 있었던 정식발표현장과 5월 31일에 있었던 개발진과의 인터뷰를 한꺼번에 다룬 이 기사는 기술에 관한 자세한 분석은 제품의 리뷰와 함께 다루고자 이후로 미뤘긴 했지만, 현장의 열기와 함께 제반상황에 대한 ATI 임직원의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기사중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중년의 수염과 관련해 몇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던 탓에 개인적으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아니었는가 싶다.

9. [Computex 2005] NVIDIA nForce의 신화는 멈추지 않는다! (링크클릭!)

G70 이라는 차세대 GPU의 공개가 6월 22일로 발표된 탓에 이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기사를 그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아프기는 하지만, 그동안 nForce 계열 메인보드만 수년째 써오면서 개인적인 궁금증은 물론 신제품의 소식까지 전할 수 있어 어느정도 아쉬움을 상쇄하긴 했던 기사였다. INTEL 플랫폼의 경우는 비교적 덜 하지만 AMD 플랫폼에서는 거의 유일무이한 대안이기 때문에 NVIDIA측의 분발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자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