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신기술의 도입은 앞서 소개되었던 것들을 보다 쉽게 민간에 전파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다. 'GeForce 7800 GTX'라는 하나의 아이콘을 앞세운 신기술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NVIDIA GeForce의 세대교체는 6시리즈에서 소개되었던 SLI를 가격이나 활용도면에서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여기에 최근 공개된 NVIDIA Forceware 77.72는 지금까지 봉인되어 있던 6600의 SLI 기능을 표면으로 부상시켰다는 점에서 앞으로 SLI가 누구나 쉽게 구현이 가능한 일상적인 기술의 활용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모토가 되었다.

종래에는 SLI의 구현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소로 '비용의 장벽', '활용의 장벽', '운영의 장벽'이 크게 거론되어 왔던 NVIDIA의 SLI기술은 아무래도 그래픽카드를 2개 구입한다는 데서 가격이, SLI를 지원하는 게임이 적다는 현실이, 프로세서를 능가하는 상당한 전력소모가 이루어진다는 낭비가 주된 문제로 부상한 탓에 그동안은 SLI가 유산계층의 유희꺼리로 치부되어온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6월 22일을 기해(註 : GeForce 7800 GTX 정식발표일) 라인업 정책이 크게 변화하면서 그동안 지적되어온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선 비용부분에서 nForce4 SLI 메인보드의 시장판매가격이 15만원내외로 조정된다는 점과 점차 보급형 수준으로 6600급 그래픽카드의 위치가 이전된다는 점은 100만원 정도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에 투자해야 구성할 수 있었던 SLI 시스템을 이제는 반값 정도로도 너끈히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줬다. 또한 소프트웨어 SLI 브릿지 기능을 드라이버 자체적으로 지원하여 이전과 같이 반드시 SLI 커넥터가 장착된 기판이 있어야만 SLI 가 되던 한계를 타파할 수 있게 되었다. (註 : 소프트웨어 SLI 브릿지는 효율면에서 물리적인 연결보다 떨어진다. 다만 드라이버의 업데이트로 어느 정도 보완가능성은 있는 편이다)

또한 NVIDIA의 활발한 게임인증 사업과 SLI 지원 게임의 개발등은 사용자로 하여금 SLI의 직접적인 수혜를 손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고급형 제품을 위한 파워서플라이 및 케이스의 SLI 인증사업과 400W급 파워서플라이로 SLI 구성이 가능한 6600 및 6600 GT 제품군의 적극적인 보급은 신규사용자들의 SLI 수용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변혁은 어떻게 보면 NVIDIA가 의도한 바로 풀이할 수도 있다. 이는 6600 제품군의 SLI 기능지원을 활성화시킨 포스웨어 77.72를 보면 더욱 자명한 바로, 71.89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던 SLI Multi-GPU 항목이 생겼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지금의 소비자들이 체스판의 말과 같이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이리저리 휩쓸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 생각되기도 한다. 이제 골드핑거가 없어도 같은 모델이면 SLI 가 원활히 된다는 사실은 그동안 6000 GT 이상의 판매를 위해 진실을 감춰왔다는 반증이기도 해 입맛이 쓰지만, 6600 제품군의 저렴한 가격은 과거에 동경하였던 SLI 솔루션으로의 전환을 쉽게 하였기에 울기도 뭐하고 웃기도 뭐한 애매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편이다.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GeForce 7800 GTX를 필두로 한 7 시리즈의 발표와 더불어 등장한 새로운 드라이버가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SLI 대중화의 기치를 높게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과연 어떠한 6600 계열 그래픽카드가 더욱 합리적인 선택인가?'로 이를 밝히기 위해 테크노아에서는 NVIDIA SLI 기술을 지원하는 5종의 그래픽카드를 입수하여 각각의 성능과 판매금액을 대비시켜 명명백백한 '가격대성능비'를 산출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