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이 갖는 의미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다. 한 장의 사진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보도 사진, 작가의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 작품 사진도 그렇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촬영한 일상 생활의 한 장면 역시 가슴 속 깊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진 한 장 찍으려면 큰 마음을 먹고 나서야 했다.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필름도 사고…. 하지만 이제 디카 하나만 있으면 거침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디카와 함께 떠나는 멋진 휴가를 계획해 보자.

- 기사 제공 : PCLINE

아날로그 시절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것은 주머니를 항상 탈탈 털어놓는 것과 같았다. 필름을 사야하고 현상과 인화, 또 이렇게 인화된 사진을 보관하려면 사진을 넣어두는 앨범과 필름을 넣어둘 매거진도 필요했다.

아날로그 카메라 시절에도 '사진을 무조건 많이 찍는 것'이 중요했다. 인물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필름 두 세통 정도는 항상 써야했고, 100여장을 찍어야 그 가운데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이 한두 장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열심히 찍어대기는 했지만 사실상 한 장면을 위해 필름을 세 통씩 쓰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일상의 모든 것 사진에 담아
하지만, 카메라와 사진이 디지털화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장 수의 제한은 단지 메모리라는 물리적인 제약일 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덕분에 예전과는 달리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이 나올 때마다 음식도 찍어보고, 마음에 드는 간판이나 건물을 볼 때 수십 장, 아니 수백 장씩 사진을 찍어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디지털 이미지는 더욱 큰 힘을 지니게 되었다. 블로그라는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일상 생활과 생각, 관심사를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등 디지털 이미지의 기능과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지금 이 시간에도 디지털 카메라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목적은 저마다 다르다. 멋들어진 작품 사진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고, 블로그나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려는 이들도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100가지가 넘는다.

여름, 디카 구입의 최적기
여름은 카메라를 가진 이들의 가슴이 무척 설레는 계절. 이곳 저곳에서 찍을 거리가 넘쳐난다. 머지않아 여름방학과 휴가도 찾아오므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기 저기 여행을 다니고, 때론 출사를 나가기 마련이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만큼, 한동안 만나지 못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사진 한 장으로 추억을 남길지도 모른다.

△ 방학과 휴가가 있는 여름은 디지털 카메라의 구입의 최적기다.

이런 이유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은 디지털 카메라를 찾는 수요가 가장 많은 때다. 자연스레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골라 올 여름을 좀 더 즐겁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들을 위해 ‘맞춤 디카’ 구매 가이드를 마련했다. 목돈을 들여 장만하는 디지털 카메라. 이왕이면 자기에게 꼭 맞는 것을 고르는 게 좋지 않을까?

이용자의 특성이나 용도에 따른 디지털 카메라 선택 기준을 얘기하기 전에, 누구에게나 해당될 만한 고려 요소들을 먼저 소개한다.   

필요 없는 기능은 과감히 포기한다!
신형 디지털 카메라의 값이 종전보다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롭게 추가된 기능과 요소의 가치가 금전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전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과 구성 요소가 많이 포함되고, 그 기능과 요소의 희소성이 높을수록 그 값은 비싸지게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2.5인치 대형 LCD를 써서 생산되었던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는 처음 등장했을 때 그 평균적인 제품 값이 타사의 제품과 비교할 때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그 이유는 물론 단 하나였다. 바로 2.5인치 대형의 LCD가 지니는 높은 메리트가 제품 값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등장하는 디지털 카메라들의 다수가 대화면 LCD를 이용하게 되면서, 소니를 비롯해 이 대형 LCD를 이용한 모든 제품들의 평균값은 내려가는 추세다.

새로운 기능을 갖춘 제품에 소비자가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새 기능이 자기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고, 또한 굳이 ‘얼리어답터’가 되고 싶지 않다면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새 기능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지금 막 시장에 나온 제품보다는 소개된 지 3개월 이상 지난 모델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무엇보다 이미 그 모델을 쓰고 있는 이들의 평가를 볼 수 있어 좋고, 그 값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시기라 구입 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화소에 대한 환상을 버리자!
화소는 기본적으로 인쇄물이나, 비교적 큰 사이즈의 사진을 뽑을 때만 큰 의미를 지니는 요소다. 따라서 인쇄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가용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600만 이상의 화소수를 가지고 있다. 높은 화소수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자연스레 그 파일 용량도 크다. 따라서 용량이 큰 사진은 관리에 적잖이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세밀한 이미지 작업에 쓰이는 RAW 포맷의 사진을 예로 들어보자. 600만 화소의 카메라로 찍은 RAW 포맷 사진은 한 장에 10MB 정도의 크기다. 이 포맷을 써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컴퓨터에서 이 RAW 포맷 사진을 열어보는 것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물론 하드디스크의 용량에도 적잖은 압박을 준다.

주로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사진을 올리는데 카메라를 이용하고, 8×10 사이즈 이하의 사진만 인화하는 경우라면 굳이 초고화소(800만 이상)의 카메라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물론, RAW 포맷을 이용하는 세밀한 사진 작업이 요구된다면 과감히 800만 이상의 모델을 골라야 한다. 물론 이때는 고용량 사진 파일 관리에 따른 귀찮음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줌! 그건 바로 스타일의 차이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 때는 자기 스스로가 어떤 스타일의 사진을 주로 찍고자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디지털 카메라는 어떤 하나의 사진 스타일에 맞게끔 기능이 최적화 되어 있다. 카메라의 여러 부분 가운데 이를 가장 잘 반영한 것이 바로 렌즈다.

△ 줌과 화각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중시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촬영 스타일에 달려 있다.

니콘의 쿨픽스 8800과 8400의 차이가 이를 잘 보여준다. 쿨픽스 8800은 기본 10배 줌을 가지고 있고, 화각은 35mm로 필름으로 환산하면 35mm에서 350mm까지 찍을 수 있다. 이에 반해 3.5배의 줌을 가진 쿨픽스 8400은 24mm의 화각을 가져 필름으로 환산할 때 약 24mm에서 85mm 정도를 담을 수 있다. 이 제품의 결정적인 차이는 기본 줌 상태에서 8400의 화각이 더 넓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줌 기능이 우수한 8800이 보다 멀리에 있는 사물을 당겨 찍는 데는 유리하지만, 8400이 더 넓은 화면을 찍기에 좋다는 의미다.  

이처럼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지에 따라 카메라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넓은 화면을 주로 보고 싶다면, 화각이 큰 줌 기능을 지닌 카메라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 카메라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풍경 사진은 물론이고, 갖가지 행사도 보기 좋게 담아낼 수 있다. 또한, 넓은 화각을 가진 카메라를 쓰면 왜곡을 이용해 재밌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줌 기능이 우수한 카메라를 선택하면, 아웃 포커스를 자유자재로 이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먼 거리에서도 얼굴을 클로즈업할 수 있어 인물 사진에 효과적이다. 물론, 줌기능이 탁월하면 갖가지 이벤트나 행사에서 큰 쓸모가 있다. 특히, 사진 촬영 때 피사체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소심한(?)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화각, 제대로 이해하기 위 사진에서 빨간 선 안쪽이 일반적인 35mm 화각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면, 24mm를 지원하는 카메라는 빨간 선 바깥의 영역을 담을 수 있다. 즉, 24mm의 경우 더 넓은 영역이 사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카메라의 스펙에서 화각은 초점거리 값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35mm 필름 환산 수치를 이용하고 있다.

본체 크기와 휴대성도 무시하지 말자!
카메라를 어떻게 휴대하고 다닐 지를 고려하면, 자연스레 카메라의 크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 카메라의 유행과 함께 로에프로(Lowepro)나 타거스(Targus) 같은 카메라 가방 브랜드가 급부상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카메라의 휴대 역시 ‘디카 라이프’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성능과 디자인 모두를 충분히 고려해 카메라 하나를 장만했다고 치자. 그러나 설레는 마음에 이를 들고 곧바로 밖으로 나가기에는 아직은 뭔가 허전하다. 카메라를 집어넣어 어깨에 둘러메거나 허리에 찰 수 있는 카메라 가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에 들고 있는 이 카메라가 이른바 ‘장롱 카메라’나 ‘장터 카메라’로 전락하는 걸 막기 위해서도 편리한 휴대를 돕는 카메라 가방은 필수다.

사실 카메라 가방을 고민하기 이전에 카메라 자체의 휴대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카메라의 크기가 가장 중요한다. 성능과 사진 퀄러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카메라 크기나 휴대성은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24시간 가지고 다닐 디지털 카메라를 찾는다면 소형의 컴팩트 카메라를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스냅 사진을 충분히 찍을 수 있는 카메라 휴대폰 등을 쓰고 있는 이라면 성능에 조금 더 욕심을 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카메라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가지고 다닐지를 먼저 그려보는 것은 올여름 즐거운 ‘디카 라이프’를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는 취미가 아니라, 곧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를 구입할 때는 감성적인 선택보다는 이성적인 선택이 우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