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드러낸 블루투스, 그 시작은 휴대폰

▲모바일 컨버전스의 핵심 아이템으로 떠오른 블루투스 폰.

블루투스 폰은 블루투스 기술이 기지개를 펴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특히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이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휴대폰 출하량의 13%가 블루투스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는 앞으로 더 확산되어 오는 2008년에는 그 비율이 5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루투스 도입이 더디기만 했던 미국 휴대폰 시장도 2008년에는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블루투스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비슷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이 곳곳에 확산되어 호환성이 높아지자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이 앞 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실 국내 블루투스 폰의 역사는 그리 짧지 않다. 이미 지난 2002년에 삼성전자가 블루투스 폰 ‘SPH-X7700'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듬해에는 SK텔레텍이 ‘IM-6200'을 시장에 내놨다. 그러나 이 두 폰 모두 블루투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통신 환경 탓에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블루투스 폰, 어떤 점이 남다른가?

▲블루투스 폰은 자유로운 데이터 교환을 보장해줘 멀티미디어나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하기가 쉽다.      

블루투스는 차폐물 투과성이 우수해 블루투스 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도 다른 정보 통신 장치와 이상 없이 통신한다. 블루투스 폰끼리는 사진이나 음악 등의 데이터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고, 가까운 거리에서는 마치 무전기처럼 쓸 수 있다.

또한 블루투스가 적용된 PC나 PDA, 헤드셋 등과도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게임이나 음악 감상, 저장된 이미지 출력 등에 유리하다. 상호간의 1대1 통신으로 이미지와 멜로디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화번호부와 명함까지 교환할 수 있다. 휴대폰 종류에 따라서는 종전의 유선 전화처럼 쓸 수도 있다. 이때는 실내에 설치된 AP를 이용하게 된다.

디지털 장치 간의 모바일 컨버전스가 뚜렷해지면서 블루투스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이 모바일 컨버전스의 핵심 아이템이 되고 있는 만큼, 블루투스의 장점인 디지털 통합성이 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로드맵 공개, 얼마나 좋아질까?

▲블루투스 SIG의 심볼 마크.

블루투스가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자, 업계를 대표하는 블루투스 SIG는 지난해 새로운 블루투스 스펙과 주변 장치, 휴대폰, 기타 근거리 무선 통신을 아우르는 향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미래형 근거리 무선 기술인 UWB가 블루투스 기술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이를 막기 위해 로드맵을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틀림없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블루투스는 무엇보다 전력 소모량이 줄고, 멀티캐스팅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블루투스 SIG는 이 로드맵을 통해 블루투스의 장기 계획을 제시했고, 더불어 이 기술의 지속적인 진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는 이 발표로 블루투스가 여러 디지털 장치간의 통합 솔루션임을 분명히 인식시켰고, 이로써 컴퓨터나 주변장치 업체들이 블루투스를 받아들일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또한 블루투스 SIG가 현재 블루투스가 가진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있다는 점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블루투스 SIG는 차세대 블루투스 버전이 오디오 스트리밍이나 멀티플레이어 게임과 같은 고대역의 서비스에서도 무선 연결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가정용 보안 시스템과 같은 개인용 시스템에도 맞물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드맵 상에서 볼 때 이런 변화는 200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먼저 작년 한해에는 블루투스 버전 2.0과 EDR(Enhanced Data Rate)에 집중했다. 이로써 데이터 전송속도가 종전의 1Mbps에서 3Mbps로 높아졌고, 전력 소모도 꽤 줄었다. 올 한해에는 보안 기술 향상과 전력 소모량 감소에 주력할 예정. 더불어 연말까지 최대 7개의 블루투스 장치가 동시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게 된다.  

내년에는 마지막 3단계 변화가 이루어진다. 멀티캐스팅 추가와 전송 거리 확장(100m 수준)이 그 주가 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멀티캐스팅은 하나의 메시지를 여러 장치에 동시에 전송하는 기술로 여러 개의 헤드폰이 하나의 CD 플레이어에서 음악을 전달 받게 되는 게 그 대표적인 예다.

이 발표로 인해 이제껏 블루투스가 깊이 뿌리 내리지 못했던 미국에서도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새로운 스펙을 적용한 블루투스 폰이 나타나면서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꿔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