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유비쿼터스로 간다! 블루투스의 라이벌들

블루투스 외에도 유비쿼터스의 패자(覇者)를 꿈꾸는 기술들이 다수 있다. 이들은 나름의 특장점을 가지고 무선 연결의 표준을 차지하려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말 그대로 블루투스의 라이벌인 셈인데, 여기서 대표적인 기술 몇 개를 모아 소개한다.

1. 지그비

▲팬택앤큐리텔이 내놓은 미래형 유비쿼터스 폰. 지그비 기술을 썼다.

IEEE 802.15.4 무선 PAN 표준인 지그비(ZigBee)는 블루투스에 비해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지만, 하나의 배터리로 1년 가까이 버틸 수 있는 저전력 특성을 가졌다. 소프트웨어와 관련 부품의 값도 최소화해 원가가 블루투스의 2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제어와 센서를 기본으로 하는 홈 네트워크에 가장 유리한 무선 통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백 개의 장치를 네트워크화 하는 블루투스와 달리, 수만 개까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다.

지그비는 근거리 무선 통신의 표준을 놓고 블루투스나 RFID(전파식별) 등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그비 관련 프로토콜은 IEEE 802.15.4 워킹그룹에서 개발하고 있고, 네트워크를 비롯한 상위 계층에 대한 표준은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liance)에서 마련중이다. 국내에서는 팬택앤큐리텔이 세계 최초로 지그비 휴대폰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2. UWB

▲UWB는 다른 시스템이 이용 중인 주파수로 송수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초광대역(UWB, Ultra Wide Band) 통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2∼10GHz의 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무선 통신을 한다. 전송거리가 10m 안팎으로 짧지만, 전력 소모가 적고 최소 100M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지녀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

초광대역은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아주 넓은 것을 의미한다. 중심 주파수 대비 대역폭이 20% 이상이거나 500MHz 이상의 주파수 대역폭을 차지하면 이에 속한다. 큰 대역폭을 쓴 탓에 장거리 송수신에는 적합하지 않아 이동통신용 시스템보다는 주로 홈 네트워크에 이용될 전망이다.

UWB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다른 시스템이 쓰고 있는 주파수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력 밀도 값을 아주 작게 만들 수 있어 존재하는 다른 주파수에 중첩되어도 간섭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통신, 방송, 위성 등과 같은 통신 시스템과 상호 간섭 없이 주파수를 공유해 데이터 교환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UWB는 감지해내기가 쉽지 않아 제어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3. HomeRF

블루투스 등장과 비슷한 시기에 컴팩, 에릭슨, HP,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필립스, 프록심, 심비오닉스 등이 주축이 되어 HomeRF 워킹그룹을 결성했다. 이 그룹이 내놓은 무선 통신 규격이 HomeRF. 이 규격은 2.4GHz 대의 캐리어 주파수를 써서 1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낸다. 반경 50m 내에서 데이터 송수신을 할 수 있어 가전제품의 무선 상호 접속을 구현하는데 효과적이다.

HomeRF의 SWAP(Shared Wireless Access Protocol) 프로토콜은 무선 랜에서 이용하는 IEEE 802.11 표준과 무선 전화용 규격인 DECT 표준을 합친 것이다. 전자는 데이터 전송용으로, 후자는 음성 채널용으로 각각 쓰인다.

100mW의 최대 출력을 가져 통신 반경이 다소 넓지만, 주파수 호핑율이 매우 낮아 블루투스보다 외부 간섭을 많이 받게 된다. HomeRF를 쓴 하드웨어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것은 외부 간섭을 줄이기 위해 다소 비싼 고주파 부품을 썼기 때문이다.

4. 무선 랜(Wi-Fi)

▲‘와이파이 존’을 나타내는 로고. 주로 학교나 기업 등에 마련된다.

보통 와이어리스 랜이라고 한다. 무선 네트워크를 하이파이(Hi-Fi) 오디오처럼 편리하게 쓰도록 해준다는 의미에서 와이파이(Wi-Fi)라고도 부른다. 이를 설치하면 무선 접속 장치(AP)가 설치된 일정 거리 내에서 PDA나 노트북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무선 주파수를 이용하므로 별도의 전화선이나 전용 케이블이 필요 없지만, 연결된 PDA나 노트북은 무선 랜카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초기에는 전파 도달거리가 10m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최대 200m까지 늘어났다. 전송 속도가 보통 4∼11Mbps 수준이라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무리가 없고, 이용료 부담도 크지 않다. 또한 이동성과 보안성면에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

1999년 미국 무선 랜 협회인 WECA(Wireless Ethernet Capability Alliance, 2002년 Wi-Fi로 변경)가 표준으로 정한 IEEE802.11b 제품에 와이파이 인증을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처음 도입되어 학교와 기업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