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대응 PC에서 지원하는 Away Mode, 한글 버전에서는 ‘녹화대기 모드’로 불리는 새로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ACPI로 규정되어 있는 운영체제의 S스테이트 변경 필요 없이 PC를 일종의 대기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모드다. 실제로 ‘Quick Resume Technology Driver’를 인스톨 하면 제어판의 전원 옵션에 ‘녹화대기 모드’라는 새로운 탭이 추가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일종의’로 표현했듯이 이 절전모드는 대기 상태(이른바 중지나 하이버네이션 등)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녹화대기 모드는 실제로는 운영체제의 S0스테이트, 즉 통상 동작 상태로 동일하다. 녹화대기 모드 설정시 사용자가 리모컨이나 PC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운영체제는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기능을 끈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PC가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CPU나 메모리 등 주변기기는 작동중이며 녹화 등의 작업도 가능하다. ‘화면·소리 오프’정도의 표현이 적당한 셈이다. 다만 녹화대기 모드 자체는 의외로 편리한 면이 있다. 윈도우XP MCE PC를 이용하여 거의 24시간 TV 프로그램을 녹화한다고 가정해보자. TV 프로그램을 녹화하지 않을 경우에는 동영상 인코딩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PC를 끈 상태에서 이러한 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지만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출력을 끈 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바이브 PC에 지원에 케이스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케이스 전면에 리모컨 수신부가 장착된 케이스를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개풍전자가 거실에 잘 어울리도록 케이스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바꾼 ‘미라클’을 출시한 데 이어 GMC는 세빗에서 첫 선을 보인 노블레스 AVC-S1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바이브 PC가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만큼, 리모컨을 이용한 데이터 송·수신이 필수다.

이러하듯 CPU는 물론이고 메인보드, 케이스까지 바이브 지원 주변기기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조립 바이브 PC’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브 지원 메인보드가 출시되었으니 일반 사용자가 바이브 PC를 직접 조립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바이브 인증과 관련된 기술 표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바이브 PC의 권장 사항인 미디어센터운영체제를 용산전자상가 등 소매 시장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는 관련 소프트웨어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실제, 바이브 PC 지원 메인보드와 케이스, 리모컨만 구비해도 TV와의 연동 등 간단한 바이브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상 바이브 PC 조립에 필요한 구성요건과 주변기기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바이브 PC의 조립 여부를 떠나 현시점에서 바이브 PC는 윈도우XP MCE 2005에 새로운 3개의 콘텐츠 서비스(영화+TV, 음악, 게임)와 녹화대기 모드를 추가한 제품으로 결론지을 수 있겠다. 그럼 바이브 PC 조립에 따른 메리트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글쎄’라는 대답이 가장 어울린다. 이는 그다지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 바이브 PC의 진정한 위력은 버전 1.5로 불리는 새로운 바이브 소프트웨어가 발표되는 이후가 될 것이다.
버전 1.5의 바이브 소프트웨어에서 인텔은 새로운 ‘바이브 존’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바이브 존 서비스는 사용자가 바이브 대응 PC 뿐만 아니라 바이브에 대응하는 DMA(Digital Media Adaptor)등에서 바이브용 콘텐츠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PC가 없는 방에서도 DMA 시스템만 구축하면 바이브에 대응하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바이브 PC의 진정한 평가는 버전 1.5가 발표되는 올 하반기가 돼서야 가능하다. 인텔은 바이브 PC를 쓰는 사용자의 경우 향후 새로운 바이브 소프트웨어가 발표될 경우 인텔 웹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인텔의 이러한 발 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바이브가 성공의 나래를 펼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매력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의 성공여부는 콘텐츠 질에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바이브 전용으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는 영화와 TV 부분의 네이버와 아이팝, 음악과 게임 부분에서 역시 아이팝 뮤직과 네이버의 한게임 정도가 쓸 만한 콘텐츠로 분류된다. 이를 향후 얼마나 늘려 가느냐가 바이브 성공의 열쇠가 된다.